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율마와의 인연은 인터넷에서 작고 귀여운 포트화분 두 개를 들이면서 시작되었어요.
그리고 삽목이들이 하나둘 뿌리를 내리며 율마 가족이 늘어났습니다.
다른 율마들은 하나 둘 주인찾아 보내고,
다섯 율마는 햇살 가득한 옥상에서 네 계절을 버텨왔네요.
작년 여름, 두 아이가 갑자기 잎을 바삭하게 말리기 시작했을 땐 얼마나 마음이 졸였는지 몰라요.
덥고 습한 날씨 속에 뿌리가 상한 탓이었을까요. 다행히 병든 가지들을 과감히 잘라낸 이후론 안정을 되찾았어요.
올봄도 어김없이 분갈이를 했지만, 이번엔 조금 다른 기분이 들어요.
몇 해 동안 해외에 나가 있을 가능성이 생기면서, 이 아이들과 이별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거든요.
그래서 이번 분갈이는 ‘돌봄’을 넘어 ‘작별’을 담은 손길이었답니다.
이 아이들이 새 화분에서 잘 적응해주길, 그리고 부디 좋은 사람에게 가길 바래요.
그곳에서도 푸르른 향기를 뿜어내며 잘 지낼 수 있도록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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