봄은 실패와 배움의 계절입니다. 양평의 마당도 예외는 아니에요.
2024년 3월 말, 봄을 맞아 심어둔 다양한 꽃들이 긴 겨울을 어떻게 버텼을까요?
꽃들의 생존 기록을 남기며, 내년 정원을 더 알차게 가꿀 수 있는 힌트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.
이 글이 정원 가꾸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—시작해봅니다.
🌿 살아남은 꽃들과 그 이유
미니 아주가 & 샤스타데이지 마돈나
작년에 장소를 옮겨 심었는데 무사히 자리 잡았어요.
아주가는 하얀 꽃잔디 옆에 있어 대비 효과 덕분에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.
꽃잔디
전원 생존! 진한 분홍, 연분홍, 흰색, 연보라, 분홍 줄무늬까지… 다양한 색의 향연이에요.
특히 튤립, 수선화, 무스카리 같은 봄꽃들과 조합하면 더 화려한 정원을 연출할 수 있죠.
개화 시기도 길어 오랫동안 정원을 환하게 밝혀주는 고마운 존재랍니다.
보라누운주름잎
시들었던 자리도 있었지만, 햇볕이 닿는 부분에선 꽃이 다글다글 피어났어요.
연보라빛 꽃잎은 은근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봄 햇살과 잘 어울립니다.
집 앞 판석 틈에 심어둔 아이는 그늘 탓인지 월동 실패. 역시 햇빛은 생존의 열쇠였어요.
베로니카 프로스트라타
두 포트 중 하나만 생존했지만, 살아남은 아이는 꽃을 꽤 예쁘게 피워줬어요.
이 아이도 햇빛과 통풍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.
산철쭉
서울 골목 화단에서 잘 자라던 아이들을 양평으로 옮겼는데, 다행히 잘 정착했어요.
빨간 덩굴장미 아래에 심긴 다홍빛 철쭉은 색 조합이 살짝 고민되지만,
개화 시기가 겹치지 않으면 의외의 조화를 이룰지도 모르겠네요.
차가 플록스 (연보라)
삽목으로 어렵게 하나 살려냈어요.
옥상에서 조심조심 키우는 중인데, 생명력에 감탄하게 됩니다.
🍂 죽거나 힘들어하는 식물들
바위꽃다지
기존 써니스마라그 화분 아래에 있던 걸 바위솔 쪽으로 옮겨줬는데,
둘 중 하나는 거의 잎사귀가 없어졌고, 하나는 간신히 버티는 중이에요.
옮긴 자리의 토양 상태가 달라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.
사계 바람꽃
너무 아깝게도 완전히 소멸... 매해 돌아오길 바랐는데, 이번 겨울을 이기지 못했네요.
기록은 못 했지만...
사진을 못 찍은 백리향, 로만캐모마일, 와인컵쥐손이, 공작아스타 등은
개화 시기에 다시 자세히 소개할게요. 기다려주세요!
🧠 관찰에서 얻은 교훈 – “유효토심의 중요성”
최근 유튜브 ‘이세계농부’ 채널을 보며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.
식물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‘유효토심’ 부족이더라고요.
서울 옥상에선 흙이 부드러워 뿌리가 쉽게 내려가는데,
양평은 척박하고 딱딱해서 뿌리가 옆으로만 퍼지다 말아요.
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,
올해는 잡초도 길러보고, 멀칭도 하고, 꽃씨도 마구 뿌려서 뿌리가 숨 쉴 수 있는 깊이를 확보해보려 해요.
뿌리 사이로 곰팡이도 이겨내고, 흙도 건강해지지 않을까요?
이세계농부 @AnotherWorldFarmer
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른 세계 농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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🌸 실패가 주는 배움은 크고, 다음 봄이 더 기대돼요
마당에 꽃을 심는다고 다 잘 자라는 건 아니었어요.
하지만 실패 속에서도 이렇게 많이 배웠습니다.
다음 글에선 꽃을 피우기 시작한 아이들의 모습도 담아볼게요.
양평 마당의 식물 생존기는 계속됩니다.
식물과 함께 자라고 싶은 분들이라면, 꼭 다시 찾아와주세요 🌱