4년차 실생 레몬나무에 찾아온 특별한 손님 이야기
🍋 평범했던 아침 순찰, 그런데...
옥상정원 식물들을 확인하러 나간 아침.
자연발아한 씨앗부터 키우기 시작해 올해로 4년째, 키 큰 외목대 형태로 수형을 잡아가며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우리 집 실생 레몬나무에요.
그런데 오늘 뭔가 이상했어요. 새 순마다 한 입씩... 누군가 몰래 우리 레몬나무를 '시식'하고 있었거든요! 😱
"아니, 누가 감히 우리 레몬이를...?"
범인을 찾기 위해 잎사귀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중, 발견했습니다.
🔍 범인은 바로 너!
잎 위에 까맣고 하얀 덩어리가 붙어 있는 걸 발견했어요. 처음엔 '새가 다녀갔나?' 싶었는데...
꿈틀.
움직이는 걸 보는 순간 깨달았죠. 이건 새똥이 아니라 살아있는 녀석이었어요! 🐛
핀셋으로 보이는 것들을 전부 모아보니, 정말 새똥과 똑같이 생긴 애벌레들이 여러 마리 있었습니다.
****애벌레 주의****
📱 구글렌즈가 알려준 놀라운 정체
구글렌즈로 확인해보니 바로 호랑나비 애벌레였습니다!
포켓몬스터의 캐터피 모델로 유명한 그 호랑나비 말이에요. 하지만 상상했던 초록색 모습과는 완전 달랐어요.
왜 이렇게 다르지? 궁금해서 AI에게 물어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.
🔄 호랑나비 애벌레의 5단 변신술
호랑나비 애벌레는 총 **5령(5단계)**을 거치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고 해요!
1-2령 (초기단계)
- 크기: 2-7mm
- 특징: 갈색에서 점점 어두워지며 가운데 띠 무늬 생성
3-4령 (중간단계) ← 우리 집에 온 아이들!
- 크기: 10-20mm
- 특징: 완벽한 새똥 위장술! 흑갈색과 백색의 절묘한 조합
- 전략: 포식자들이 "어? 이거 그냥 새똥 아니야?" 하고 지나가도록 하는 천재적 위장
5령 (최종단계)
- 크기: 5-6cm 이상
- 특징: 맑은 녹색으로 변신! 눈알 무늬로 뱀 흉내
- 방어: 건드리면 노란 뿔을 내밀며 고약한 냄새 분사 💨
제가 발견한 건 3-4령 애벌레들이었네요. 이미 완벽한 위장술 단계에 도달한 프로들이었던 거죠!
🌿 왜 하필 우리 레몬나무일까?
호랑나비 애벌레가 왜 우리 레몬나무를 선택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어요.
답은 간단했습니다. 호랑나비 애벌레는 귤나무과(운향과) 식물을 전문으로 먹는 미식가였거든요!
🍃 호랑나비 애벌레의 메뉴판
- ✅ 레몬나무 (우리 집 현재 메뉴)
- 귤나무, 유자나무
- 산초나무, 탱자나무
- 황벽나무, 초피나무
- 미나리 (산호랑나비 한정)
우리 레몬나무의 어린 잎은 부드럽고 영양만점이니, 애벌레들에게는 그야말로 **'프리미엄 샐러드바'**가 열린 셈이었어요!
💭 레몬 vs 나비, 선택의 시간
사실 처음엔 고민이 많았어요.
4년째 정성스럽게 키운 레몬나무인데, 애벌레들이 잎을 다 갉아먹으면 어쩌지? 올해는 아직 꽃도 피지 않을 어린 나무인데, 더 약해지는 건 아닐까?
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니...
올해 어차피 열매는 기대하지 않았잖아? 실생으로 키운 지 4년째, 열매를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니까요.
그렇다면 **올해는 다른 종류의 '열매'**를 기대해보는 게 어떨까요?
🦋 레몬나무에서 호랑나비 유치원으로
결정했습니다!
올해 우리 집 레몬나무는 **'호랑나비 유치원'**이 되기로 했어요.
매일 아침 물을 주러 나가면, 어제보다 조금 더 통통해진 초록 원생들이 반겨주겠지요?
- "안녕, 오늘도 맛있게 드세요~"
- 잎사귀 한 장 한 장이 그들의 성장 일기가 되어가고 있어요.
📅 나의 새로운 일상
- 아침: 애벌레들 출석 체크
- 점심: 성장 상태 관찰
- 저녁: "오늘 얼마나 컸나?" 확인
곧 5령으로 변신해서 초록색 몸에 뱀 흉내를 내는 모습도 볼 수 있겠죠?
그리고 언젠가는... 아름다운 호랑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순간을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거예요! ✨

💬 여러분의 선택은?
궁금해요! 만약 여러분 집 식물에도 이런 애벌레 손님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?
🅰️ 저처럼 잎사귀를 양보하며 나비의 탄생을 기다리기
🅱️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주기
🅾️ 아예 다른 해결책이 있다면?
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!
내년엔 레몬꽃을 볼 수 있을지, 아니면 또 다른 나비 손님이 찾아올지... 두근두근한 기대감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. 🌱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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